책리뷰

송희구 -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라임웨일 2025. 8. 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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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여러 목표를 향해 달리지만 어려서부터 입시의 경쟁을 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함이다. 그리고 현대판 카스트제도처럼 집을 가지고 있는지와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에 따라 급을 나누고 사람을 평가한다. 그런데 그게 정말 그 사람을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까? 궁극적으로 대기업을 다니고 자가의 집이 있으면 우린 정말 행복할까?

이 책은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글을 읽는 독자가 찾아가게 해준다.

저자 송희구님은 실제 대기업을 다니며 새벽에 첫차로 가장 먼저 회사에 출근해서 글을 쓰고 시간을 내서 직접 발로 부동산 현장을 답사하는 생활을 이어가며 치열한 투자와 공부를 통해 40대 초반에 200억 자산을 만든 저자의 삶이 소설 속 송 과장의 모습에 그대로 투영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단순히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가 몸으로 겪고 느낀 ‘하이퍼리얼리즘 직장 서사’ 이야기다.

블로그 연재로 시작된 이 책은 부동산 카페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직장인들의 폭발적인 공감을 얻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책으로, 웹툰으로, 드라마로까지 확장되는 것을 보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에 공감을 하고 인기가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직장·부동산·세대 갈등이라는 한국적 압력을 생생하게 담아낸 소설이자,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처절한 보고서다.

책은 크게 김 부장, 정대리·권사원, 송 과장이라는 세 개의 시점을 교차하며 전개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당연히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김 부장’의 몰락 서사다.

서울 아파트, 그랜저, 연봉 1억이라는 타이틀로 완벽히 무장한 김 부장은 겉보기에 성공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상무 승진에서 탈락한 순간 그의 삶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한다. 지방 공장 발령을 받으며 회사에서 밀려나고, 희망퇴직을 당한 뒤 준비 없이 뛰어든 상가 분양 사기로 결국 파산 직전까지 몰리는 과정이 처절하면서도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그가 외치는 “나 대기업 부장이야!”의 독백은 누군가에게는 그의 외침이 지질한 독백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삶이 무너지는 끝자락에서 아등바등 거리는 마지막 자존심으로 투영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쉽게 김 부장을 향해 쉽사리 비난을 하지 못한다.

현실에서 우리는 수많은 ‘김 부장’을 이미 보았고, 언젠가는 내가 또 다른 모습의 김 부장이 될 수도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김 부장이 자신을 돌아보고 세차 업을 하면서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김 부장과 대비되는 인물들이 정대리와 권사원이다.

정대리는 SNS와 욜로 소비에 중독된 채 할부로 산 외제차와 명품 결혼식에 모든 것을 걸지만, 결국 신용불량 위기에 처한다. 그의 이야기는 젊은 세대가 겪고 있는 불안과 허영심이 얼마나 쉽게 삶을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경고한다.

한편 권사원은 안정적인 결혼을 준비하지만, 예비신랑과 파혼하면서 삶이 뒤집힌다.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성장의 기회로 삼고 부동산을 공부하며 갭투자를 통해 현실을 정면 돌파한다.

이 두 젊은 인물은 현실에 발붙이고 있는 우리가 가장 쉽게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송 과장’이다.

그는 회사에만 모든 것을 걸지 않고, 새벽마다 부동산 임장을 다니며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위한 자신만의 전략을 세운다. 송 과장은 투자를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삶의 안전장치이자 미래를 준비하는 필수 요소로 본다.

저자가 실제로 실천해온 임장과 새벽 루틴을 그대로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당신도 회사 밖에서 스스로를 성장시키라"라고 강력히 권유하는 역할이다.

물론 부동산 투자에 대한 부분에서 송 과장의 성공이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그려져 ‘모든 문제의 해답은 결국 부동산이다’라는 인상을 주기도 하고. 김 부장이나 정대리 같은 캐릭터들이 지나치게 전형적이고 평면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진짜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직장인과 투자자, 세대 간 갈등 속에서 자신의 삶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고 나아갈 것인지 묻고 있다.

결국, 이 책이 우리에게 묻고 있는 핵심 질문은 간단하고도 무겁다.

김 부장의 추락과 재기, 정대리와 권사원의 시행착오, 송 과장의 성공담을 통해 우리는 결국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남에게 보이는 외형이 아닌 진짜 자신의 삶에서 가치를 추구하는 내면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회사의 타이틀은 유통기한이 있지만,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능력과 배움, 그리고 가족과의 관계라는 ‘관계 자본’은 어떤 환경에서도 나를 지켜주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다.

만약 지금 당신이 허세와 불안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면, 이 책이 분명한 깨달음을 줄 것이다. 결국 우리는 ‘김 부장’이 되지 않기 위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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